[발행인 칼럼] 세월호 사고 후 "이태원사태가 남긴 아품"

[발행인 칼럼] 세월호 사고 후 "이태원사태가 남긴 아품"

  • 기자명 대한민국 보훈방송
  • 입력 2023.04.25 02:30
  • 수정 2024.03.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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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만 보훈방송 발행인
김재만 보훈방송 발행인

지난해 ‘10·29 참사’가 발생한 지 5개월이 넘었다. 사망자 157명과 부상자 19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압사 사고가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믿기 어렵다. 친구나 가족이 사상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한없이 작아지는 요즘이다.

이태원 10·29 참사는 우리 사회에 많은 것을 남길 것이다. 누군가를 잃었다는 슬픔과 지키지 못했다는 분노,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사실들,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 아픔을 겪는 시민들이 바로 참사 후 남겨질 것들이다.

가족의 슬픔과 국가의 안일한 태도는 슬픔과 분노와 같은 감정은 참사 당사자나 그의 지인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느끼는 감정이 되었다. 참사 직후부터 수위가 높고 자극적인 사진이나 영상들이 SNS를 통해 공공연하게 공유되면서 참사를 간접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참사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더라도 장면을 접하면 많은 감정과 생각이 든다. 전문가들은 많은 시민이 목격하는 가운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던 익숙한 시간과 이전부터 핼러윈 축제로 유명했던 장소에서 참사가 벌어졌다는 사실에 시민들이 받는 충격이 더욱 커졌다고 말한다. 수많은 시민이 ‘나도 겪을 수 있던 일’이라고 생각해 정서적 타격이 더욱 거센 것이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트라우마로 남지 않도록 애쓰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에 정부를 비롯하여 일부 학회까지 나선 가운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서는 직접적 충격을 입은 사람부터 각종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까지 트라우마를 총 5단계로 분류했다. 이에 따르면,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접한 전 국민이 트라우마에 빠질 수 있다. 문제는 트라우마를 회복하지 못한 경우이다. 참사 후 트라우마를 겪는 행위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장기화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올 수 있다. 심할 경우 우울증이나 자살과 같은 이차적인 문제가 동반되기도 한다.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되어서는 안되는 기억하고 가슴에 새겨야 하는 참사이지만, 지나치게 매몰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 빠져있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이는 온전한 애도를 방해할 수 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적절한 치료를 받고 관련 조치에 응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이태원의 고통과 분노 그리고 참사 후 남겨질 또 다른 것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사실들이다. 이 사실들은 결국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을 지목할 것이고, 후속 대처와 사고에 대한 예방 방안도 마련할 것이다. 사건 사고는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지만, 미리 대비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령 사건이 발생했을지라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이번 참사가 앞선 방안과 제도의 부재로 큰 피해를 낳았던 만큼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지고 대처 및 예방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끝으로 이태원에서 발생한 이 과정에서 많은 다툼과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 그런데도 해당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다시는 앞선 참사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추측에 휘둘리지 말고 진실에 초점을 맞춰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 이후에 적절한 조치를 시행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시민들 역시 진실에 집중하며, 더 좋은 방안과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관심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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